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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항원수용체의 다양성에 대한 유전적인 배경

by Biology 2022. 7. 4.

항원수용체의 다양성에 대한 유전적인 배경


서로 다른 T 세포 수용체의 숫자를 측정하면 100 단위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몸이 만들어낼 수 있는 항체의 종류도 이에 맞먹을것이다. 이것은 유전학에 있어서 당혹스러운 문제였다. T 세포 수용체나 항체는 다른 모든 단백질처럼 DNA로부터 mRNA를 거쳐 폴리펩티드로 가는 과정을 밟는 완벽하게 전형적인 단백질이다. 그러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의 숫자는 아무리 많이 잡아봐야 10만개 정도이다. 어떻게 10개의 유전자가 10"개의 T 세포 수용체, 10개의 항체분자와 우리가 만드는 다른 모든 단백질을 만들 수 있겠는가?

그에 대한 해답은 다음과 같다. 림프구가 발달함에 유전자 조각(gene segment)이 결합해서 하나의 유전자를 만들고 mRNA로 전사되고, 하나의 수용체 사슬로 해독(translation)되어 하나의 항원수용체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불변부위 각각에는 한 가지의 유전자 조각만이 존재하지만 가변부위에는 모든 가능한 조합을 이룰 수 있는 많은 유전자 조각이 존재한다. 항체의 L 사슬과 T 세포 수용체의 가변부위의 경우는 가변부위의 대부분을 만드는 V 유전자 조각과 J(joining) 유전자 조각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사람의 경우 L 사슬만 보더라도 약 50개의 서로 다른 V와 4개의 서로 다른 J 유전자 조각을 부모 각각으로부터 물려받는다. 여기에서 하나의 염색체 (K 사슬 유전자의 경우는 2번 염색체이다)로부터 약 200개의 서로 다른 가변부위가 생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다양성의 가능성은 이보다 훨씬 거대하다. 림프구의 발달과정에서 V와 J 조각이 합쳐질 때 똑같은 경우일지라도 결합부위 뉴클레오티드의 배열은 가변적이다. 두 유전자 조각의 결합부위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뿐 아니라 N 부위라고 부르는 별도의 뉴클레오티드가 결합부위에 무작위적으로 끼여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부위에는 엄청난 변화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실제로 이 부위가 고가변부위의 세 번째 부분에 해당한다.

배열의 다양성에 대한 가능성은 H 사슬의 경우 훨씬 더 크다. 14번 염색체는 75가지의 VA 유전자와 네 가지의 J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성(diversity, D) 절편이라고 부르는 약 10개의 작은 유전자 조각도 포함하고 있다. 이 D조각은 V와 JH 사이에 삽입되는데 이 부분이 H 사슬의 세번째 고가변부위가 된다.


V, D, J 유전자 조각들이 결합할 때 별도의 뉴클레오티드(N)가 무작위적으로 끼여 드는 것이 완벽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러한 뉴클레오티드의 첨가가 세 번째 고가변부위에 엄청난 다양성을 부여하기도 하지만 코드 배열의 구조이동(frameshift, 12.1절 참조)을 가져와서 나머지 부분의 가변부위를 쓸모없이 만들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림프구가 유전자 조각들의 완성품 하나를 만들 때 매 세번 중에서 두 번은 이런 일이 생길 것이고, 그것은 구조이동를 일으킨다. 그렇지만 이런 실패는 (1) 상동염색체의 다른 하나의 유전자 조각으로 다시 한번 시도해 보고, (2) L사슬의 경우에는 K 사슬이 실패했을 경우 시유전자 조각으로 재시도함으로써 개선된다.

 

 

체세포 돌연변이와 항체 다양성 
B 세포 항원수용체의 다양성이 T 세포보다 약간 낮게 나오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B 세포의 경우(T 세포는 아님)에는 결합된 항체유전자에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가 일어날 수도 있음이 밝혀졌다. B 세포가 항원에 의해 자극되어 하나의 클론으로 발달하기 시작할 때 이러한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그러한 돌연변이는 세 번째 고가변 부위를 만들어내는 유전자 부위에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마치 B 세포의 클론이 자신의 수용체를 더 향상시키기 위해 약간의 변형을 가하려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실제의 경우에 클론의 발달과정에서 그 에피토프에 대해 조상이 되는 B 세포보다 더 큰 친화성을 갖는 기억세포(memory cell)가 생성된다.

 

B 세포의 클론이 항원에 반응하여 발달해 갈 때 다시 한번 DNA의 재배열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IgM 의 H사슬에 대한 유전자가 완벽하게 조립되어 있는 경우에도 조립된 V 유전자 부위의 3' 쪽에서 절단이 일어나고, 또 다른 C 유전자 부위의 5' 쪽으로 옮겨가는 일이 생긴다(그림 18.29). 이제 그 세포는 그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항체를 만들기 시작한다(예를 들어 IgG 나 IgA). 그러나 H 사슬과 L 사슬의 N-말단 부위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항체의 항원 특이성은 그 이전과 똑같이 남아 있다. 이런 전환기작이 있기 때문에 우리 몸은 같은 항원에 대처할 여러 가지 수단으로서의 항체들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항체 다양성의 유전적 기초를 발견함으로써 면역계의 신비를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 셈이다. 확실한 것은 이 발견으로 인하여 유전자라는 것은 어느 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역동적인 것이라는 걸 알았다는 점이다. 다른 종류의 세포들도 분화과정에서 DNA의 재배열이 일어나는가? 뇌는 분명히 면역계만큼 복잡한 계이다. 제한된 양의 유전정보를 많은 조합으로 뒤섞는 능력이 이것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 알 수 없다. 그러나 제한된 수의 요소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조합하여 복잡성을 획득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 생물학에 있어서 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뇌에 대한 해답이 어떻게 밝혀지든지 간에 면역계의 작동기능을 보고 우리는 유전자라는 것이 돌에 새겨진 백과사전이 아니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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