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용(self-tolerance)
자기관용(self-tolerance)이라는 표현은 동물의 면역계가 보통 자기자신의 몸의 구성물(self)에 대해서만은 반응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일컫는다. 그렇지만 항원수용체는 무작위적으로 생성된다. 그렇다면 자기자신의 단백질에 있는 에피토프에 달라붙을 수 있는 (특이성을 갖는) 항원수용체는 어떻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그렇다면 자기자신에 대한 항원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세포가 자신의 단백질에 반응하여 그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여러 가지 기작이 관여함이 밝혀졌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기작은 자기자신에 반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즉 항자기(antiself) T 세포가 흉선에서 제거되는 것이다. 항원에 대한 T 세포의 수용체는 흉선에서 T 세포가 성장하면서 만들어진다. 이때 T 세포 중에서 자기자신의 펩티드와 군이나 군의 조직적합성 분자와의 결합체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들은 파괴된다. 실제로는 흉선에서 발달하기 시작하는 T 세포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1% 미만)만이 흉선 밖으로 내보내진다. 대부분은 흉선에서 죽는다. 죽는 것들의 많은 부분은 항원수용체를 만드는 기작이 결함을 지니고 있고, 약 2/3 정도는 항원수용체를 만드는 데 실패한다. 다른 T 세포의 경우에는 항원수용체와 자기 에피토프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죽는데 아직까지는 그 기작은 모호하다.
B 세포의 경우는 어떠한가? 자신에 대해 반응하는 B 세포를 제거하는 기작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그 제거 기작이 T 세포에서처럼 무자비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우리 몸의 많은 B 세포들은 실제로 우리 자신의 분자에 반응할 수 있는 항체를 형성한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해를 주지는 못한다. 그 이유 중의 한 가지는 B 세포는 조력자 T 세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자기자신에 대해 반응하는 T 세포는 살펴본 바 대로 가차없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면역계는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모든 계란을 하나의 바구니에 두지 않는다(모든 작용을 한 가지에 다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뜻). 자기자신에 대해 반응하는 B 세포나 흉선에서 빠져나온 T 세포가 자신을 공격할 것을 대비하는 기작이 존재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런 기작들이 우연히 실패해서 자신에 대해 반응하는 항체와 T 세포가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 생성될 수 있는데 왜 그런지는 불확실하다. 만약 이런 것이 조직의 손상을 가져오면 자가면역 질환이 된다. 류마티스성 관절염, 전신성 홍반 낭창증(全身性 紅斑 狼瘡症, lupus erythematosus), 복합적 경화증(複合的 硬化症, multiple sclerosis), 젊은이들에게 흔한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등이 항자기항체와 T 세포(둘 중 하나 혹은 둘 다)와 관련된 자가면역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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