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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돌연변이

by Biology 2022. 6. 23.

돌연변이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므로 유전자에서 염기의 서열이 변하면 그 유전자의 단백질 산물도 변화된다. 그러한 변화를 돌연변이(mutation)라 한다.


예를 들어 DNA 이중나선에서 AT 염기쌍이GC 염기쌍으로 바뀌는 것을 염기치환(base substitution)이라 한다. 만일 이 치환에 의하여 코돈이 다른 아미노산을 지정하게 되면 이 유전자의 산물에서도 아미노산이 하나 다른것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 결과 단백질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한 쌍의 염기가 다른 쌍으로 치환됨으로 인하여 나타나게 되는 유전질환의 예로 사람의 낫꼴 적혈구 빈혈증을 들 수 있다. 헤모글로빈은 적혈구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붉은색의 색소이다. 각 헤모글로빈분자는 4개의 폴리펩티드(2개의 a-사슬과 2개의 B-사슬)로 이루어지며 헤모글로빈분자마다 철을 포함한 헴(heme) 구조가 있어 운반되는 산소가 임시로 이 작용기에 결합한다. a 폴리펩티드는 141개의 아미노산으로 B 폴리펩티드는 146 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일반적인 성인의 헤모글로빈은 헤모글로빈 A(Hb)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적혈구에 다른 변화된 형태의 헤모글로빈을 지니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헤모글로빈 S(Hb)이다. 헤모글로빈 S만을 지니는 사람들은 낫꼴 적혈구 빈혈중(sickle cell anemia)이라는 악성 빈혈증세를 나타낸다. 이 병은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말라리아가 성행하는 지역에 많이 나타나며, 낫꼴 적혈구 빈혈증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 질병을 앓는 환자의 적혈구가 대사가 왕성한 조직의 모세혈관을 통과할 때 낫모양으로 변화되기 때문이다. 모양이 변한 세포는 매우 약해져서 정상적인 수명이 약 120일 정도인 적혈구가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파괴되어 버린다. 이 결과 심한 빈혈 현상이 나타난다.

 

양친으로부터 모두 비정상적인 헤모글로빈 B 소단위 유전자(B)를 물려 받으면 낫꼴 적혈구 빈혈증을 앓게 된다. 만일 어버이 어느 한 쪽에서만 비정상적인 헤모글로빈 B소단위 유전자(B)를 물려 받으면 그 사람의 적혈구에는 HbA와 Hb 가 섞여 있게 된다. 이렇게 두 종류의 적혈구를 지니는 상태는 말라리아가 성행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특별히 불리할 것도 유리할 것도 없다. 그러나 Hbs 형을 지니는 경우 어느 정도 말라리아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지역에서는 하나의 B 폴리펩티드가 S형인 것이 유리할 것이다. 이것으로 BS 유전자의 발생 빈도가 말라리아 발생지역과 연관이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HbA와 Hbs의 B 폴리펩티드 아미노산 서열이 밝혀졌다. 2개의 3 폴리펩티드는 아미노 말단에서 여섯 번째 아미노산의 종류가 다른 것을 제외하고는 그 배열 순서와 길이가 동일하다. 여섯 번째 아미노산은 HbA에서는 글루탐산이고 Hbs에서는 발린으로 판명되었다.

 

어떻게 해서 146개의 아미노산 중에 단 하나의 아미노산이 바뀌었는데도 산소가 해리된 헤모글로빈의 특성이 이렇게 크게 변화되는 것일까? 글루탐산이 발린으로 치환되는 것은 강한 친수성 작용기로 강한 소수성 작용기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여섯 번째 아미노산은 B 폴리펩티드의 표면에 위치하므로 적혈구내의 물분자에 노출되어 있을 것이다. 글루탐산이 발린으로 치환되면 친수성기가 소수성기로 바뀌게 되어 헤모글로빈 분자의 용해도가 낮아지고 불용성 침전물을 형성하기가 쉬워진다. 이 Hb 를 합성하는 돌연변이 유전자의 종류가 확인되었다. B 폴리펩티드 유전자를 구성하는 첫번째 엑손의 17번째 염기가 T에서 A로 치환되는 단일염기치환에 의하여 글루탐산 코돈 GAG 가 발린을 지정하는 GTG 코돈으로 바뀐 것이다. 이와 같은 유전자의 단일염기치환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이나, 이 치환에 의하여 글루탐산이 발린으로 치환된 변형된 폴리펩티드가 합성되어 헤모글로빈의 생리적 특성이 변화하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악성 빈혈증이 표현형으로 나타나는 심각한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돌연변이에 따라서는 돌연변이가 일어나더라도 유전자 산물의 구조가 변화되지 않기 때문에 표현형이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돌연변이를 잠재성 돌연변이(silent mutation)라고 한다. 단일염기치환이 일어나 한 코돈이 동일한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다른 코돈으로 변화하였을 때 이 돌연변이는 잠재성이 된다. 예를 들면 루신 코돈인 TTA의 첫번째 T가 C로 치환되었을 때 조성되는 6 CTA 코돈 역시 루신을 지정한다. 인트론은 단백질로 발현되지 않으므로 인트론내의 돌연변이 역시 잠재성이다. 그러나 인트론에서 발생한 돌연변이일지라도 돌연변이에 의하여 인트론을 제거하는 과정이 저해되면 유해한 표현형을 초래할 것이다. 어떤 돌연변이는 DNA에 염기쌍이 첨가되거나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염기쌍이 빠져 나가서 발생한다. 하나나 2개 염기쌍이 삽입(insertion)되거나 결실(deletion)되면 대개가 번역 해독틀을 바꾸기 때문에 심각한 표현형의 변화를 초래한다.

 

보통 두 가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원래의 아미노산 서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아미노산 서열을 지닌 폴리펩티드가 만들어지거나, 바뀌어진 해독틀에서 종결코돈이 일찍나타나 원래보다 훨씬 짧은 폴리펩티드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셋 혹은 3의 배수의 염기쌍이 삽입되거나 결실되면 단백질에서는 단지 한두 개의 아미노산이 첨가되거나 빠진 것에 불과하고 다른 부분은 전과 동일하므로 그 영향은 비교적 적어질 수 있다. 그러나 결실된 부분이나 삽입된 부분이 크면 발현된 단백질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약 5000 여 개의 인간 유전자가 확인되었고 해마다 새로 밝혀지는 유전자의 수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전자는 그 유전자의 돌연변이 형태가 만들어내는 비정상적인 유전자 산물을 추적함으로써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낫꼴 적혈구 빈혈증을 앓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헤모글로빈을 합성하는 유전적 조절기작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현대의 유전학적 지식은 거의 모두 돌연변이를 연구하면서 얻은 수확이다. 자연 현상의 작은 실수를 통하여 우리는 유전 현상의 비밀을 벗겨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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