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해독틀(ORF)
우리가 진핵세포의 유전자를 포함하는 DNA조각의 염기서열을 볼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해독의 시작점이 되는 개시코돈을 찾는것이다. 일단 개시코돈이 지정되면, 유전암호표를 참고하여 종결코돈이 나타날 때까지의 염기서열을 아미노산 서열로 번역함으로써 그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추론할 수 있다. 이렇게 단백질로 해독될 수 있는 개시코돈과 종결코돈의 사이를 열린 해독틀(open reading frame, ORF)이라 부른다. 해독틀은 이중나선의 양쪽 가닥 어느 곳에서나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RNA 중합효소가 DNA 이중나선을 따라 한가닥을 주형으로 전사하고 있을 때, 그 옆의 유전자는 다른 RNA 중합효소에 의하여 반대편 가닥을 주형으로 하여 반대 방향으로 전사를 진행할 수 있다.
간혹 2개의 유전자가 중복되어 DNA의 같은 부분을 점유하기도 한다. 이때 각각의 DNA 가닥이 해독틀을 이루면 2개의 해독틀에서는 완전히 다른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런 중첩유전자는 아주 드물게 존재한다. 그것은 하나의 염기서열이 기능을 갖춘 유용한 단백질의 정보를 수록하고 있을 때, 그에 상보적인 염기서열이 또 다른 기능을 지닌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유전암호는 보편적인가
일반적으로 말해서 유전암호는 보편적이다. 이 말은 동일한 코돈은 동물에서나 식물에서나 미생물에서 동일한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개시코돈과 종결코돈도 모두 같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거의 모든 아미노산은 하나 이상의 코돈에 의하여 지정된다. 동일한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여러 개의 코돈 중 어느 코돈을 주로 사용하는가 하는 것은 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같은 세포에서도 유전자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모든 진핵세포의 핵에 존재하는 유전자는 동일한 코돈을 사용하나 특이하게도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가 사용하는 코돈은 약간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토콘드리아에는 한 분자의 원형 DNA가 존재하는데 여기에서 미토콘드리아의 tRNA, rRNA 및 여러 분자의 서로 다른 mRNA가 전사된다. 이 mRNA에서 미토콘드리아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일부가 합성된다. 미토콘드리아를 이루는 대부분의 단백질은 핵내의 염색체에 그 정보가 수록되어 세포질로부터 합성되어 미토콘드리아 내부로 들어온다.
시험관에서 미토콘드리아의 mRNA를 보통의 단백질 합성 기구(즉 아미노산,효소, tRNA 및 리보솜)를 첨가하면 정상적인 단백질이 합성되지 않는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미토콘드리아에서는 UGA 코돈을 종결코돈이 아닌 트립토판 코돈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토콘드리아 mRNA에 트립토판 코돈이 위치할 때, 세포질에 존재하는 단백질 합성 기구에서는 단백질 합성을 종결해버릴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포유류의 미토콘드리아는 AUA 코돈을 이소루신이 아닌 메티오닌 코돈으로 사용하며, AGA와 AGG코돈을 종결코돈으로 지정한다. 효모의 미토콘드리아에서는 CU로 시작되는 모든 코돈을 루신 코돈이 아니라 트레오닌 코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UUA와 UUG 코돈만을 세포질에서와 같이 루신 코돈으로 사용한다. 이처럼 미토콘드리아가 코돈을 특수하게 지정하여 사용하는 이유는 밝혀진 바 없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토콘드리아의 유래가 되는 조상 원핵세포는 오늘날 존재하는 원핵세포와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으리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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