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질 요인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 하나는 앞에서 논의된 바 있는 Spemann의 세포결박(cell-tying) 실험에서 발견됐다. Spemann은 회색신월환이 한쪽 반구에만 분포하도록 머리카락으로 수정란을 묶는 실험을 되풀이하여 전혀 다른 결과를 얻었다. 회색신월환이 없고 단지 핵만 가지고 있는 반구는 올바르게 난할을 시작하였으나 창자, 간, 그리고 다른 복강세포(abdominal cell)들만 형성되었다. 네 번의 유사분열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핵을 가지게 된 다른 반구(회색신월환을 가지고 있는 반구)는 완전한 정상적인 배아 형태로 발달하였다. 이것은 다시 말해 16 - 세포기까지의 핵은 어떤 유전자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그러나 원래의 접합자 핵을 가진 반구는 왜 정상적인 배로 발생되지 않았는가?
우리는 이미 양서류 난자에 미토콘드리아, 리보솜, 그리고 난황과 같은 세포질 구성성분들이 일정하게 분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핵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은 세포질에 의해서 조절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Spemann의 첫번째 실험에서 각각의 반구들은 회색신월환이 양쪽 반구에 균등하게 분배되었기 때문에 모든 정상란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두 번째 실험에서는 회색신월환이 결핍된 반구는 필수적인 세포질 성분 일부가 결여되어 정상 발생을 하지못한 것 같다.
세포질의 중요성은 세포 분리 실험들의 결과들로 설명된다. 개구리 난자에서 첫번째 난할은 회색신월환에 대해 수직으로 일어나 형성된 두 세포 모두에 정상란의 성분을 함유한다. 그러나 두 번째 난할을 통해 형성된 4개의 세포는 2개의 세포에만 회색신월환이 분포하게 된다. 비록 모든 세포가 완전한 게놈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유전자의 활성은 그 유전자가 위치한 곳의 세포질에 의해서 제한될 수 있다. 비록 모든 핵이 비슷할지라도 핵과 세포질의 조합은 서로 다르게 일어난다. 이러한 조합은 서로 상이한 세포가 하나의 접합자로부터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포질이 핵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관한 사례 중 가장 명확한 예는 혹파리(gall midge)라고 부르는 곤충에서 발견된다. 우리가 보았던 것과 같이 곤충 난자의 난할은 분열하지 않은 세포질에 핵분열만 일어나 형성된 다핵들이 부유되어 존재한다. 혹파리의 알이 네 번의 유사분열을 하여 16개의 핵을 형성하며 이들 중 2개의 핵은 알의 한쪽 말단부에 있는 적은 양의 세포질로 들어간다. 다섯 번째 유사분열에서 이 2개의 핵은 정상적으로 분열하여 완전한 염색체(2n = 40)를 갖는 낭세포를 생산한다. 그러나 나머지 다른 핵들은 완전한 염색체를 갖는 낭세포를 형성할 수 없다. 이들 핵들이 유사분열의 후기(anaphase)에 진입할 때 40개의 염색체 중 8개만이 분리되어 방추사(spindle)의 맞은편 끝으로 이동한다. 나머지 32개의 염색체는 적도판에 그대로 남게 되어 결국에는 소실된다.
정상적인 핵을 갖는 2개의 낭세포는 정자 및 난자를 형성할 수 있는 생식질(germplasm)로 분화된다. 염색체수가 감소된 나머지 세포들은 곤충의 모든 다른 조직을, 즉 체세포질(體細胞質, somaplasm)을 형성하게 된다. 실제로 알의 말단부인 특정한 부분을 자외선을 조사하여 손상시키면 핵은 다른 난세포와 같이 비정상적으로 분열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개체가 성숙하게 되면 모든 면에서는 정상이라도 불임이 된다.
초파리의 난자에서는 bicoid 유전자(bcd gene)로부터 전사된 mRNA의 농도구배가 일어난다. 전사체는 포육세포(哺育細胞, nurse cell) 로부터 난자로 운반된다. bicoid mRNA의 농도는 난자의 머리 쪽에서 높고 꼬리 쪽에서 농도 경사가 일어나게 된다. 수정 후에 mRNA들은 bicoid 단백질로 합성된다. 높은 농도의 단백질은 유충의 머리쪽 형성을 유도하게 된다. 실제로 수정란의 머리쪽 세포질의 일부를 제거하고 다른 수정란의 꼬리쪽 세포질의 일부를 이식하면, 유충은 양끝에 복부절을 갖는 구조로 발생한다. 이와 같은 효과는 nanos mRNA의 주입에 의해 만들 수있다. 머리쪽에 bicoid mRNA를 축적하기 위한 포육세포의 신호(signal)는 유전자의 C-말단(3')에 위치한다. DNA의 이러한 부분에 nanos 구조유전자(structural gene)를 재조합할 때, 이러한 재조합 DNA를 갖는 초파리는 양쪽에 꼬리를 갖는 유충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의 운명은 이미 난자 속에 정해져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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