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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원시발암유전자

by Biology 2022. 6. 29.

원시발암유전자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암의 원인이 우리 내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것에 어떠한 방법으로든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그로 인하여 세포가 암성 (cancerous)이 되도록 하는 잠재력을 갖는 유전자가 게놈에 포함되어 있다고 추측했다.


손상을 받기 전의 이 유전자가 세포를 위해 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중요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들 기능에 체세포분열과 관련된 역할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으리라는 추측이 가장 그럴 듯한데, 이는 암의 특성이 무엇보다도 체세포분열이 조절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 src 유전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이러한 생각이 크게 지지를 받게 되었다.


역전사효소에 의해 RNA로부터 만들어진 DNA는 상보성(complementary) DNA 또는 cDNA라고 명명한다. src의 cDNA가 단일 가닥으로 되어 있고 이것이 정상적인 닭의 세포로부터 얻은 세포 DNA(역시 단일 가닥으로 되어 있다)와 혼합되면, 바이러스 DNA가 세포 DNA의 상보 가닥을 찾아 Watson-Crick의 염기쌍 형성법칙에 의해 결합한다. 이는 레트로바이러스 발암유전자인 src 의 유전정보 중 적어도 일부가 숙주의 정상적인 게놈에도 역시 존재하게 됨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도 세포 유전자(c-src로 표시되는 원시발암유전자(proto-oncogene))는 v-src로 표시하는 바이러스 유전자와 두 가지 측면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첫째, c-src 유전자는 대부분의 진핵세포 유전자와 같이 인트론이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많은 엑손으로 흩어져 있다. 둘째, v- src 유전자에는 항상 닭의 C-src 유전자와는 구별되는 돌연변이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 10% v-src의 cDNA도 닭의 유전자와 잡종화될 뿐만 아니라, src - 유사 유전자도 역시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예를 들면 Drosophila)을 모두 포함하는 동물계 전체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판명되어 있다. 인간은 20번 염색체 위치에 C-src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수많은 유형의 유기체에서 src-유사 유전자가 발견되는 사실은 그것이 진화초기에 발생하여 진화의 후반부까지 거의 변화되지 않고 보존되어 온 매우 중요한 유전자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원시발암유전자란 용어를 이들 유전자의 정상적인 기능이 해로운 기능이라고 잘못 생각하게끔 하도록 사용해서는 안 된다. 부연하여 설명하면, 원시발암유전자인 c-abl의 대립인자에 같은 돌연변이가 일어난 생쥐에서도 비정상적인 증상이 다양하게 보인다. 눈과 면역기관의 결함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실험용 생쥐의 대부분은 생후 1~2주 내에 죽는다. c-abl이 무슨 작용을 하든지 생명에 필수적인 것만은 확실하다.


Rous sarcoma 바이러스는 수많은 레트로바이러스 중에서 첫번째로 발견된 것이다. 그들은 몇몇 실험동물에서 암을 유발시키며, 배양중의 세포를 형질전환시킬 수도 있다. 이 바이러스의 숙주 게놈에는(다른 종에서도 대부분 마찬가지지만)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발암 유전자가 존재한다. src 유전자는 Rous sarcoma 바이러스 생존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gag, pol, 그리고 env 유전자만을 갖고 있는 RSV 입자를 분리해 낼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완벽하게 정상적인 생활사를 갖는다(다만 숙주세포를 형질전환시키지는 못한다). 그러면 RSV는 어떻게, 그리고 왜 src 유전자를 지니게 되었을까? RSV DNA가 숙주세포의 C-STC 유전자 위치에 언제 삽입되었든지 간에 RNA 중합효소는 env 유전자를 지나친 부분까지 읽어 c-src 유전자도 전사시킨다. c-src 의 인트론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제거되어 4개의 유전자를 코드화하는 mRNA를 만들게 된다. 이어서, 이 mRNA는 형성중인 바이러스 입자 중 하나에 들어간다. 즉 RSV는 그의 숙주로부터 하나의 유전자를 훔쳐온 결과가 되는 것이다. RSV가 발암성을 가지려면 아직 한가지의 단계를 더 거쳐야 하는데, src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역전사효소는 정상적인 DNA 합성시 필요한 proofreading 능력이 없으므로(12.4절 참조), v-src에서는 착오(돌연변이)가 쉽게 축적될 수 있다. RSV는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생활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숙주세포를 필요로 한다. 바이러스 게놈에 V-STC 가 존재하는 바이러스는 그렇지 않은 바이러스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숙주에서 체세포분열을 비정상적으로 자극함으로써 연속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세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RSV 를 발견한 지 55 년이 지난 1966년에 Peyton Rous 는 암의 비밀을 푸는 데 바이러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다. Rous는 그때 87세였으며 그의 업적이 평가를 받는 행운을 누렸다(노벨상은 생존해 있는 과학자들에게만 주어진다).

 

원시발암유전자가 어떻게 암을 일으키는가

src 유전자가 발견된 이후로 50여 종 이상의 원시발암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최근의 목록을 본다해도 이보다 훨씬 더 많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몇 가지의 원시발암유전자는 수차례에 걸쳐 발견되었다ㅡ예를 들면 서로 다른 레트로바이러스가 그들의 숙주로부터 동일한 발암유전자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감염시키는 레트로바이러스는 아주 일부일 뿐이다. 레트로바이러스 연구를 통해 암의 비밀이 많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인간이 암에 걸리는 주된 원인이 레트로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평상시 필수적인 세포기능을 정상적으로 제공하는 원시발암유전자가 정상세포를 종양세포로 진짜 변화시키는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많은(아마도, 모든) 경우에 있어 그 답은 그렇다고 볼 수 있으며, 변화는 돌연변이(mutation)에 의해 야기된다. 종양세포의 원시발암 유전자 DNA 염기서열을 조사해 보면 정상세포의 유전자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돌연변이가 보인다. 이것은 돌연변이와 암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다. 돌연변이 유전자는 세포를 자극하여 비정상적인 체세포분열을 유도하는 결함을 가진 산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원시발암유전자가 암을 유발시키는 방법이라고 추측하는 또 하나는 정상적인 산물이라도 그 양을 대단히 많이 합성하는 것이다.


강력한 엔핸서를 결합시킨 정상적인(돌연변이되지 않은) 원시발암유전자를 세포에 도입시키면 드물지만 세포를 형질전환시킬 수 있었다. 강력한 엔핸서에 결합시킨 c-mye라고 하는 원시발암유전자 여분의 복사본을 1개 혹은 2개 갖고 있는 형질전환된 생쥐 (transgenic mouse)를 만들면(이것은 특허가 나있다), 이 생쥐는 정상생쥐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각종 암에 걸린다. 각각의 원시발암유전자는 체세포분열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것같이 보인다. 일부는 성장인자(growth factor)-세포를 자극하여 체세포분열을 시작하게 하는 단백질를 만든다. 원시발암유전자인 C-sis는 이러한 성장인자의 사슬 하나를 만든다.

 

일부 원시발암유전자(예를 들면 c-erbB)는 성장인자 수용체(receptor for growth factor)를 만든다. 많은 원시발암유전자는 핵에서 유전자의 전사를 개시하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를 만든다. 원시발암유전자인 c-jun 과 c-fos에 의해 만들어진 단백질들은 2량체로서 결합하여 전사인자 AP1을 형성한다. 정상적으로는 이들 원시발암유전자는 모두 조화를 이루며 작용하여 필요할 때에만 체세포분열을 일으킨다. 이 조화를 깨는 돌연변이는 세포가 비정상적인 체세포 분열을 시작하도록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포가 스스로 성장인자ㅡ즉 올바른 수용체를 갖는 성장인자를 연속적으로 분비하기 시작하면 세포는 무한히 증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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