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분열
유성생식은 부모의 게놈을 합하여 새로운 개체를 생성하는 것이다. 부모의 게놈은 배우자(gamete)라는 특수한 세포에 들어 있다. 동물의 배우자는 부계에 의해 만들어진 정자(sperm)와 모계에 의해 만들어진 난자(egg)이다. 이러한 두 배우자의 융합을 수정(fertilization)이라고 한다. 이에 의해 수정란 또는 접합자(zygote)가 형성된다. 연속적인 유사분열에 의해 접합자는 배가 되고, 궁극적으로는 성체가 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부분의 생물의 세포는 특정한 수의 염색체를 갖는다. 이때 염색체들은 상동염색체쌍으로 존재하는데, 상동염색체의 하나는 모계로부터 오고 하나는 부계로부터 온 것이다. 상동염색체쌍을 모두 가지고 있는 세포는 배수체 또는 이배체(diploid, 2n) 수의 염색체를 갖는다고 말한다.
유사분열에 의해서는 부모세포와 정확하게 같은 수를 갖는 세포가 생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가 배우자로 작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46개의 염색체를 갖는 사람 정자가 46개의 염색체를 갖는 난자와 수정을 하면 92개의 염색체를 갖는 접합자가 생긴다. 이것은 정상적인 수의 2배가 된다. 유성생식을 하는 진핵생물도 감수분열(meiosis)이라는 특별한 세포분열을 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제거한다. 동물은 배우자를 만들기 위해 감수분열을 한다. 전구체는 감수분열을 하여 정자(수컷에서)와 난자(암컷에서)를 만드는데, 정자와 난자는 각각 배수체수의 절반이 되는 염색체수를 갖는다. 이러한 염색체수를 반수체(haploid, n)수라고 한다.
감수분열에서는 염색체가 한 번 복제된 후에 잇달아 두 차례의 세포분열이 일어난다. 한 세포가 감수분열을 하면 4개의 세포가 형성되고, 이들은 각각 반수체수의 염색체를 갖는다. 염색체수의 감소는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각의 상동염색체쌍 중의 하나만이 감수분열에 의해 생성되는 세포에 존재한다. 따라서 두 배우자가 합하여 만들어지는 접합자(2n)는 각 배우자로부터 상동염색체 중의 하나만을 받는다.
감수분열의 두 차례 연속적 분열을 감수분열 I (meiosis I)과 감수분열 II (meiosis II)로 나눈다. 이들은 각각 유사분열에서 언급한 4차례의 시기로 세분화된다. 사실상 감수분열 II는 기본적으로 유사분열과 같다. 그러나 감수분열 I에서 염색체의 행동은 유사분열에서와 매우 다르다.
감수분열 I
감수분열 I 의 전기는 유사분열에 비해 매우 느리고 복잡한 과정이다. 사실상 전기 I은 그 자체가 다시 5단계로 세분화된다.
염색체가 보이기 시작한 때는 각 상동염색체가 단일 구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유사분열에서와 같이 세포의 DNA는 전기 I 이전의 S기에 복제된다. 따라서 염색체가 그 복제물과 서로 단단히 붙어 있어 현미경하에서 서로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염색체가 이미 복제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전기가 진행됨에 따라 각 2분염색체는 상동염색체 길이로 짝을 짓는다. 이러한 짝짓기(pairing)과정(또는 접합(synapsis)이라고 함)은 감수분열의 특한 특징이다. 짝을 이룬 상동염색체는 때때로 2가염색체(bivalent)라고 부른다(이 시기에 단지 두 가닥의 실 모양 구조를 관찰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한 4분염색체(tetrad)라고도 불리운다. 왜냐하면 그 후에 곧바로 각 상동염색체에 2개씩 모두 4개의 염색분체가 실제로 존재함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4분염색체의 4개의 염색분체는 다음 두가지 기작에 의해 서로 붙어 있다. (1) 상동염색체의 자매염색분체들은 동원체에서 서로 붙어 있다. (2) 비자매염색분체 중의 두 가닥도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지점에서 서로 붙어 있다. 이러한 부착점들은 키아스마타(chiasmata)라고 부른다(부착점이 하나면 chiasma). 키아스마타는 이보다 이른 시기(관찰할 수 없는 시기)에 상동염색체가 접합해 있으면서 비자매염색분체가 서로 염색체 조각이 교환된 지점이다. 이 과정을 교차(crossing over)라고 한다. 이는 상호적 교환으로서 비자매염색분체 사이에서 교환되는 조각들은 서로 동일하다. 좀더 분명히 하기 위해 단지 한 쌍의 상동염색체와 이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한 번의 교차만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한 4분염색체에 여러 개의 키아스마타가 자주 나타난다. 2, 3, 또는 그 이상의 키아스마타에서 어떤 염색분체라도 관여할 수 있다. 한 상동염색체의 자매염색분체들을 1과 2, 그리고 다른 상동염색체의 것을 3과 4로 표시하면, 한 4분염색체는 1-3, 1-4, 2-3, 2-4 등과 같은 조합으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교차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합의 어떤 것은 한 번 이상 일어날 수 있다. 일어날 수 없는 교차는 다음과 같다. (1) 자매염색분체 사이의 키아스마타(자매염색분체에는 똑같은 유전자가 들어 있으므로 교차가 무의미하다)와 (2) 한 지점에서 둘 이상의 염색분체 사이에서 일어나는 교차가 거기에 해당한다(한 지점에서 셋 또는 네 가닥의 염색분체가 교차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키아스마타의 위치와 수는 염색체에 따라 그리고 세포에 따라 차이가 있다(사람의 경우 각 4분염색체에서 나타나는 키아스마타의 평균수는 2개가 넘는다).
감수분열의 중기 I은 한 가지 중요한 점에서 유사분열의 중기와 다르다. 유사분열과 달리 각 상동염색체의 자매염색분체들은 하나의 동원판을 공유한다. 이 동원판에 부착된 모든 미세소관은 세포의 한 극을 향한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상동염색체는 중기판 위로 잡아당겨지고, 다른 상동염색체는 중기판 아래로 잡아당겨진다. 이때 상동염색체는 키아스마타에 의해 서로 부착된 상태이다.
후기 I 이 시작되면서 각 상동염색체의 동원판은 해당되는 극쪽으로 이동한다. 유사분열의 후기에 관찰되는 동원체의 분리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일어난 사건을 상동염색체의 분리이다. 따라서 말기에 형성된 두 세포는 각각 원래 세포에 쌍으로 존재하던 상동염색체 중의 하나만을 갖게 된다(원래의 상동염색체들은 각 염색분체 사이에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조각을 상보적으로 교환한 것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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